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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분과 난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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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난은 촉촉한 습도를 지닌 숲 속 양지바른 곳에서 은은히 전달되는 햇볕을 쬐며 살아간다. 화분에 심어져 사무실 한쪽을 채우고 있는 난도 마찬가지이다. 물과 비료를 자연이 아닌 사람에 의해 전달받으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의 윗대가 살았던 그 산속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동양란과 춘란은 재배법이 다른 화훼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를테면 화원에서 흔히 만나는 일반적 화훼류나 관엽식물은 토양에서 자라는 그대로를 화분에 옮겨 놓았다고 본다면 난초는 반대이다. 즉, 난초는 화분 내 보습과 보비력(땅이 거름기를 오래 지니는 힘)이 높은 토양이나 부엽토가 아니라 대부분 물을 주면 주르륵 흘러내리는 화산토로 심어져 있다. 따라서 부엽과 흙에 심어진 관엽류보다는 분내가 쉽게 건조해져 체내로 충분한 수분 전달이 쉽지 않게 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영양실조나 수명의 단축으로 이어져 세력이 현격히 저하되거나 죽을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화원에서 선물용 동양란에 주로 사용하는 난 석은 화산이 폭발했을 때 땅으로 떨어져 쌓여 굳어진 것이다. 이를 부수어 난초를 심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화산토를 선호하는 반면 동양란의 종주국인 중국은 부엽토에다 심어 기른다. 화산토는 주로 일본에 많이 있으며 무른 것에서 딱딱한 것, 그리고 값이 싼 것에서 비싼 것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일부 춘란 마니아들은 일본의 난 석 장인들에게 맞춤으로 주문해 사용하고 있다. 화원에서 선물용 동양란에 주로 쓰이는 것과 춘란 애호가들이 즐겨 쓰는 난 석은 종류에 따라 생육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난 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난이 머물고 자라며 사람의 옷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난 분이다. 난 분은 재배용과 감상 분으로 나뉘는데 재배용 분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평상복이라 할 수가 있고, 감상 분은 정장이라고 할 수가 있다. 낙소 분은 3천~5천원인 반면에 금으로 도안한 감상 분은 수백만원을 호가 하는 것들도 있다. 감상 분은 크고 작은 시합에 출품할 때 사용하며 끝나면 깨끗이 세척해 진열장에 고급 다기를 보관하듯 다음을 위해 소중히 보관한다. 난 석은 난 분 내 보습력이 가장 중요하며 난 석의 입자가 작은 것을 사용할수록 높아진다. 그리고 난 분은 난 석으로 전달된 수분이 난의 체내에 원활히 전달될 수 있게 하는 역활을 한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