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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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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는 꽃에 아름다운 미술적 특성을 담고 있는 화예품과 새싹과 다 자란 잎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미술적 특성을 담고 있는 엽예품으로 크게 구분한다. 꽃과 잎에 미술적 아름다운 특성이 나타나 있지 않은 것들은 무늬만 난초일 뿐이다. 화예품은 때가 되어 꽃을 피워야만 감상할 수가 있어 아들에 비유하고, 엽예품은 4계절 내내 감상할 수 있어 딸에 비유한다.

난의 매력에서 향기는 문외한일 때 의미가 있지만 난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만 알면 향기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난을 기르는 것은 물을 자주 주고 1년에 분갈이 1, 2회 정도 해주면 되는 일이지만, 난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한송이 한송이의 표정까지도 감상 가치로 여기는 게 바로 난초의 오묘한 매력이다. 선물용 동양란과 화훼류에선 범접하기 힘든 경지이다.

그래서 춘란을 제외한 대부분의 난은 점유율이 현저히 낮다. 춘란과 동양란은 새싹이 자라는 6, 7월이 난을 즐기는 두 번째 절정의 계절이다. 특히 난초는 애견 문화에 비유하면 어미 견보다 강아지를 감상하는 것과 같다. 새싹이 자라면서 나타날 미술적 여러 특성의 발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거나 내려가게 되므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마치 돌 지난 손주를 보는 듯한 세심함과 짜릿함이 있다. 여기엔 희로애락이 있다. 그래서 난초는 중`노년들의 최고의 취미이다.

러나 승진이나 개업 등에 오고가는 동양란은 결정적으로 이런 점들이 부족하다. 3월 형형색색으로 꽃이 피는 춘란을 보고있노라면 황홀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된다. 수년을 기르다 화아분화가 일어나 아홉 달이 지나면 피는 붉은 장미꽃 색, 잘 읽은 감홍시 색, 잘 익은 참외 색, 잘 익은 가지 색상의 꽃봉오리에는 그야말로 인생이 묻어난다. 이 또한 동양란에는 없다. 이렇게 황홀함을 선사하는 춘란은 우리나라의 임야에서 천연으로 발생한다. 춘란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