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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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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호가들은 세상의 풀을 난과 그 밖으로 나뉜다고 한다.

또한, 난초는 동양 사상과 철학에서 빠질 수 없다. 난초는 기르는 난에서 먹으로 그린 상상 속의 묵란(墨蘭)까지 차원 높은 영초이다. 우리나라 토종 춘란은 4계절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자란다.

엄동의 혹한에 잎이 다 얼어 색상이 변해도 군자의 인내로 참아낸다, 품속에 고이 간직한 꽃을 춘삼월 양지바른 곳에서 피운다. 난초 씨앗이 바람에 날리어 산에 떨어지면 귀한 몸인 줄 아는지 스스로 발아하지 않고 5~7년을 지내다 난 균의 도움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민다. 이렇듯 난초는 출생부터가 일반 풀과는 차이를 보이며 태어나서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

또한, 산야에 서식하는 노루에게는 잎을 바치고 꿩에게는 꽃을 바친다. 아름다운 변이가 일어난 것들은 자신의 몸을 통째로 우리 인간에게 바친다. 이렇듯 난초는 온갖 희생과 아픔을 감내하며 깊은 산중에서 살아간다. 필자는 한때 양란을 대표하는 호접란의 자생지인 베트남 밀림에 들어가 파피오페딜룸과 덴드로비움, 그리고 호접란을 본 적이 있다.

이들도 우리나라 토종 춘란인 한국 춘란 못지않게 나름대로 고고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동양란의 종주국인 중국의 대표 품종인 송매(宋梅)는 1736년경부터 인간에 의해 간택되어 지금까지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존귀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렇다. 난초는 야생에서 탄생해 살다가 반반한 것들은 인간에 의해 간택을 받아 더러는 서울의 고급 아파트, 시골의 난 농장에, 일부는 일본이나 중국으로 시집 가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여생을 보낸다. 야생에서 자태나 형태가 너무나 아름다워 차별화된 것을 채집해 가져온 것을 산채품(山採品)이라 하며, 중국에서는 하산품(下山品)이라고 한다.

이들은 개체 수가 극소수여서 집에서 여러 해 기르던 것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거래된다. 필자도 20년 전 운이 좋아 산 입구에서 몇 백만원짜리 난을 채집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가치 있는 난들은 산에서 발견될 확률이 거의 없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