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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과 원예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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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인사이동이나 개업 등에 꽃집을 통해 전해지는 선물용 동양란 하면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 생각 나면 물 주고, 안 죽으면 다행이고, 죽으면 버리고, 어쩌다 때가 되면 꽃이 피겠지. 아니면 그만이고 대개 이런 정도이다. 필자는 가끔 동양란을 마치 실내 장식 소품처럼 사무실 한쪽에 두거나 관리를 소홀히 해 벌겋게 말라 죽는 난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 선물용으로 보내는 꽃바구니 정도로 여겨지는 인식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비해 춘란과 한란을 기르는 애호가들은 새싹에 묻어 나타나는 무늬나 장차 자라나 피울 꽃의 색상이나 형태를 떠올리며 물과 비료를 주고 햇볕을 쬐어준다. 이는 희로애락, 생로병사가 들어있기 때문으로 우리 인간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난은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인생을 일깨워 주는 스승이 되기도 하였다.

요즘 들어서 원예 치료라는 단어를 흔히 접하게 된다. 이는 이런 장점을 활용하여 사람의 정신이나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나의 권유로 춘란에 입문, 원예 치료적 효과를 크게 본 이들이 많다. 우울증`조울증`알코올 의존증`중증장애에 따른 상실감, 상습 도박 등에서 효과가 있었다. 몇몇 사례는 원예 치료사인 내가 보기에도 참 신기할 정도였다. 필자도 우울함이 밀려오거나 정신적으로 힘이 들 때 항상 난실에서 나의 애장란과 대화를 나눈다. “난초야, 난초야 너는 참 좋겠다! 돈도 명예도 욕심도 필요가 없으니”라고. 그때마다 난초는 나에게 항상 이런 말을 돌려준다. “내려놓으면 편안해 질 거야.” 그때 정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애장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 인간은 항상 녹색의 갈증에 시달리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지친 상태의 연속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녹색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골이나 자연으로 돌아가길 열망한다. 어쩌면 시골과 자연을 거쳐 흙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난은 도시민들의 지친 정신을 치유해 주기에는 적합하다. 원예 치료나 원예 힐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짧은 우리 인생에 몇 포기의 난과 진정한 친구를 맺어 교감을 나누며 삶의 여유를 찾아 진정한 힐링을 체험해 보면 어떨까요?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1월 24일